<2021년도 제7회 한‧중인문학포럼 주제>

‘생태문명과 한중문화’

○ 분과별 세부 주제

<2021년도 제7회 한‧중인문학포럼 개념서>

‘생태문명과 한중문화’

Ⅰ. 문학 분야: 한국과 중국 문학에서의 인간과 자연

문학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항상 중요한 주제이다. 특히 농경문화가 오래 지속되었고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 주제와 관련된 문학적 표현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게 전개되어왔다. 신화나 전설에서 천지를 인격화하거나 자연에 대한 경외나 저항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산수(山水)에 취해 그 가운데를 마음대로 노닐거나 전원에 마음을 기탁하여 마음 속 이상(理想)을 그리는 과정도 중요한 전통의 흐름을 형성한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과 자연이 각각 주체가 되어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거나, 서로 다른 형식과 관점으로 인간이 자연을 인식하는 데 이르기까지 그 내용적 접근은 매우 풍요로운 갈래를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표현 속에는 인간과 자연이 대립하고 충돌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종일관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고 인간과 자연 사이에 구축된 조화로운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바로 이것이 양국민의 전통적 생태 관념의 핵심요소를 구성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양국의 문학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다양하게 표현되었는가를 고찰하는 것은 생태문명의 전통과 현재성을 살피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Ⅱ. 역사 분야: 한중의 전통 문화와 생태문명

한중 양국의 인문 교류는 유구하고 눈부신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양국은 기본적으로 자원을 공유하고, 협력하여 상생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세계 각국은 “녹색발전(green development)”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중국 전통문화의 흐름인 인간과 자연의 화합을 추구하는 “천인합일”의 이념은 고대인들의 생산과 생활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돈황(敦煌)에서 발견되는 문헌과 벽화에서도 모두 고대인들이 자연을 숭배하고, 천지의 도를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한 다양한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전통문화는 현대 생태문명 건설에서 중요한 사상적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양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대화와 교류는 전통 생태문명에서 나타나는 지혜를 계승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한중 양국은 생태문명을 건설하는 데 동반자가 될 것이다.

Ⅲ. 철학 분야: 유학(儒学)에서의 “자연(自然)” 사상과 생태문명

유가 사상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며, 폭도 넓고 깊이도 심원하다. 유가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강한 생명력을 가진 학설로서 동아시아 사회의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 유학은 “천인합일”을 강조하며, 인간 존재와 자연 환경을 하나로 결합하고자 하였고, 자연과 공생공존(共生共存)하며 조화롭게 어울려 지낼 것을 주장했다. 나아가 “만물은 함께 자라면서 서로 해치지 않는다(万物并育而不相害)” 혹은 “인자(仁者)는 천지 만물과 하나가 된다(仁者與天地萬物為一體)” 등의 주장에서 보이듯 유학은 생태 윤리와 관련한 풍부한 사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생태문명을 이루는 데에 큰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한중 모두 유가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나라로서 생태 문제가 점차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므로 이 사상을 재조명하여 중요한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리 시대의 생태문명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사상적 자원과 이론적 기초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Ⅳ. 언어‧교육‧문화 분야: 한중의 생태 교육과 문화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하여 바다와 대기를 공유하는 사이로 생태 환경 영역에서도 유사한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공동의 이해관계에 있다. 최근 몇 년 간, 두 나라는 생태에 대한 협력과 보호를 중시하고, 상호 협력을 위한 대화망을 통해 장기간 소통해왔다. 특히 대기 오염 예방 조치를 포함하여 다방면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두 나라는 생태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확고한 생태 교육과 문화 보급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국민들이 생태문명 건설과 환경 보호 의지를 고양하고, 녹색 발전 이념을 건립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다. 교육의 근본은 사람을 세우는 데(立人) 있고, 사람을 세우는 근본은 마음을 세우는 데(立心) 있다. 두 나라가 진실로 생태 교육을 생활화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생태 문화를 양성 및 보급하며, 이를 위한 국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여, 환경 보호의 이념을 뿌리 깊이 새겨 진정한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추구해야 한다. 21세기 현재, 한중 양국의 학자들은 인문학의 측면에서 생태 교육과 그 문화의 보급에 관해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이 시급한 실정이다.